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송기춘입니다.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날 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내려졌던 집합금지 조치가 해제된 뒤 열린 큰 행사였습니다.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 협소한 데다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예측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사고 예방을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급기야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일어나서는 안 될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사고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신고가 잇달았지만, 관계기관의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피해자가 속출하는 동안 구급 조치도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예방과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결국 159분이 하늘의 별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후의 수습마저 미흡했습니다. 사건의 전말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피해 실태의 파악과 피해자 지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사건의 진상을 왜곡하고 유족과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매도하는 주장이 난무했습니다. 사실의 문제를 이념의 문제로 변질시킴으로써 사회적 논란이 벌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이성적 판단을 부정하는 악성적인 거짓말들이 유포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유족들과 피해자들은 참사의 고통에 더해 2차, 3차 가해에 시달리며 아파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벌어진 대규모 참사를 보며 국민 모두는 아연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태원의 참사가 벌어진 원인과 경과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책임의 경중을 엄격히 따지며,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유족과 피해자, 국민의 열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열망에 대한 국가의 반응은 매우 느렸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후 1년 반이 지난 올해 5월에야 겨우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지난 9월 13일에 비로소 위원들이 임명되어 정부인사발령통지를 받음으로써 특별조사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그 출발이 지연된 만큼 더욱 철저하게 본연의 책무를 다할 것입니다. 참사의 발생 원인을 비롯한 구체적인 실체를 엄밀히 조사하고, 국가기관이 취한 조치의 적절성 및 책임여부를 밝히고, 피해 실태와 지원 대책을 점검하여 유족과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참사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논란을 종식시키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자유롭고 안전한 공동체를 회복하고자 합니다.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른 시간 안에 시행령이 마련되어야 하며, 참사의 진상규명과 정책대안의 수립을 위한 인력 및 예산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총력을 다해 시행령의 틀을 잡는 한편, 각종 규칙을 정비하고 인적 구성을 마쳐 최대한 빨리 본격적인 활동을 수행할 것입니다. 제반 절차의 수립과 진행 과정에 정부와 국회가 각별한 책임감을 가져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조직구성과 조사활동을 서둘러 내년에는 희생자와 유족의 원(怨)이 풀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유족과 피해자의 아픔을 함께하며 위로가 되겠습니다. 희생자와 유족에게 가해진 부당한 비난과 혐오의 화살을 멈추게 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참사로 인하여 고통받는 분들이 아픔의 굴레를 벗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힘을 더하겠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특별조사위원회에 부과된 과업을 완수할 것임을 다짐합니다.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4. 9. 23.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송 기 춘 드림